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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랑 10년 수장, 왜 정점에서 물러나는가

바카렐로 퇴임, 끌로에 카마리가 유력 후임

JD 젤리비 편집국 · 2026.10.11 SHARE · COPY LINK

바카렐로 퇴임, 끌로에 카마리가 유력 후임

케링이 10월 9일(현지시간) 생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의 퇴임을 공식 발표했다. 후임은 "곧 발표하겠다"는 짧은 한 문장만 남긴 채다. 이 소식이 눈에 걸리는 이유는 발표 타이밍이다. 바카렐로는 불과 열흘 전인 9월 29일, 파리에서 2027년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이며 2016년 취임 이후 꼭 채운 10주년과 이브 생로랑이 만든 턱시도 '르 스모킹'의 60주년을 한 무대에서 동시에 기념했다. 축제 같은 무대를 마친 직후 퇴임이 발표된 셈이라, 이번 교체는 실적 악화에 밀려난 통상적인 경질과는 결이 다르다. 보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교체 뉴스는 매출 부진이나 내부 갈등이 먼저 알려지고 그 수습책으로 발표되는데, 이번엔 반대로 가장 화려한 순간을 스스로 완성한 뒤에 물러난다는 선언이 먼저 나왔다. 럭셔리 업계에서 한 디자이너가 같은 브랜드에서 10년을 채우는 경우 자체가 드물어진 지금, 바카렐로가 고른 퇴장 방식 자체가 업계 안팎에서 곱씹을 만한 질문을 던진다. 케링과 생로랑 경영진 모두 바카렐로가 지난 10년간 브랜드의 영향력과 문화적 존재감을 끌어올렸다고 공식적으로 평가했는데, 이런 평가가 퇴임 발표와 한 묶음으로 나온 것도 눈에 띈다. 흔히 퇴임 소식은 건조한 인사 공지로 끝나지만, 이번엔 경영진이 직접 10년의 성과를 짚으며 배웅하는 쪽에 무게를 둔 모양새다.

무엇이 달라졌나

후임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현재 '끌로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셰미나 카마리다. 카마리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를 졸업한 뒤 생로랑에 합류해 2016년부터 2023년까지 바카렐로 아래서 여성복 프레타포르테 디자인 디렉터를 지냈고, 2023년 끌로에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같은 하우스에서 7년을 함께 일한 두 사람이 이번엔 자리를 주고받는 구도라, 완전히 새로운 외부 인사를 앉히는 교체와는 변화의 결이 다르다. 바카렐로가 각지고 날카로운 실루엣과 밤의 감성으로 생로랑을 재정의하고 남성복 라인까지 끌어올렸다면, 카마리는 끌로에에서 70년대풍 보헤미안 로맨티시즘을 복원해 호평받은 디자이너다. 두 사람의 결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카마리가 실제로 부임한다면 생로랑의 정체성이 얼마나,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가 바로 관심사가 된다. 숫자로도 교체 시점이 설명된다. 생로랑은 2025년 매출 26억 유로로 전년 대비 8% 감소했지만 2026년 상반기엔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고 케링이 밝혔다. 케링은 구찌를 제외한 브랜드별 매출을 평소 공개하지 않는데, 생로랑의 반등만 따로 짚었다는 점에서 이 브랜드에 거는 기대를 읽을 수 있다. 바카렐로 체제에서 한때 매출 30억 유로대까지 올라섰던 브랜드가 하락과 반등을 거친 직후라는 점에서, 이번 교체는 성과 부진의 결과가 아니라 다음 성장 곡선을 그리기 위한 선제적 포석으로 읽힌다.

왜 지금인가

이 결정이 놓인 맥락을 보면 '왜 지금'이라는 물음에 답이 보인다. 2025년은 럭셔리 업계 전반이 더딘 수요에 시달린 해였고, 케링 역시 간판 브랜드 구찌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그런 와중에도 생로랑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바로 그 체력이 있었기에 케링은 급한 수습용 교체가 아니라 다음 10년을 설계하는 교체를 택할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케링은 구찌 외에도 보테가 베네타, 발렌시아가, 브리오니, 매퀸과 여러 주얼리 메종을 거느린 복합 그룹인데, 이 포트폴리오 안에서 생로랑이 몇 년째 비교적 꾸준한 축으로 꼽혀온 점도 이번 승계에 여유를 보탰다. 최근 몇 년 럭셔리 업계에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교체 주기가 눈에 띄게 짧아졌다. 취임 2~3년 만에 하우스를 떠나는 사례가 잇따르는 흐름 속에서 바카렐로의 10년 재임은 오히려 예외적인 장기 집권이었다. 그 10년을 스스로 완결된 챕터로 마무리하고 물러난다는 점에서 이번 건은 '교체'보다 '승계'에 가깝다. 시점 선택도 전략적이다. 10주년 기념 쇼를 마친 직후, 즉 한 시즌의 끝과 다음 시즌의 시작이 맞물리는 지점에서 발표함으로써 후임자가 중간에 떠밀려 들어오는 모양이 아니라 새 챕터의 첫 장부터 온전히 맡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브랜드 서사 관리 차원에서도 분명히 의도된 타이밍으로 보인다.

다음에 볼 것

지금부터 지켜볼 지점은 명확하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케링이 예고한 '곧 있을' 후임 발표다. 카마리로 확정될지, 아니면 전혀 다른 이름이 나올지에 따라 생로랑의 다음 방향이 크게 갈린다. 카마리가 맡게 된다면 바카렐로가 강화해온 남성복 라인을 어떻게 이어갈지, 끌로에에서 보여준 로맨틱한 무드를 생로랑의 날카로운 정체성에 어떻게 접목할지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반대로 예상 밖 인물이 발표된다면, 케링이 생로랑을 아예 새로운 축으로 재편하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끌로에 쪽에서도 카마리의 후임 인선이 뒤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있어, 이번 발표 하나가 여러 하우스의 연쇄 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켜볼 대목이다. 바카렐로 개인의 다음 행보 역시 관심사다. 10년을 꽉 채우고 스스로 물러난 디자이너가 곧바로 다른 하우스로 향할지, 당분간 숨을 고를지도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생로랑이 이번 발표를 끝으로 침묵하지 않고 비교적 짧은 간격으로 후임 인선을 공개할 가능성이 큰 만큼, 다음 몇 주 안에 또 한 번 비슷한 무게의 소식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생로랑의 다음 쇼에 누가 설지가 이번 교체가 성공적인 승계였는지를 가장 먼저 보여줄 지표가 될 것이다.

#GIOVANNI GIANNONI#FAIRCHILD PUBLISHING#LLC#KERING#SAINT LAURENT#Anthony Vaccar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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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렐로 퇴임, 끌로에 카마리가 유력 후임

젤리비 편집국·2026.10.11·6 MIN

바카렐로 퇴임, 끌로에 카마리가 유력 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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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달라졌나 왜 지금인가 다음에 볼 것

케링이 10월 9일(현지시간) 생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의 퇴임을 공식 발표했다. 후임은 "곧 발표하겠다"는 짧은 한 문장만 남긴 채다. 이 소식이 눈에 걸리는 이유는 발표 타이밍이다. 바카렐로는 불과 열흘 전인 9월 29일, 파리에서 2027년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이며 2016년 취임 이후 꼭 채운 10주년과 이브 생로랑이 만든 턱시도 '르 스모킹'의 60주년을 한 무대에서 동시에 기념했다. 축제 같은 무대를 마친 직후 퇴임이 발표된 셈이라, 이번 교체는 실적 악화에 밀려난 통상적인 경질과는 결이 다르다. 보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교체 뉴스는 매출 부진이나 내부 갈등이 먼저 알려지고 그 수습책으로 발표되는데, 이번엔 반대로 가장 화려한 순간을 스스로 완성한 뒤에 물러난다는 선언이 먼저 나왔다. 럭셔리 업계에서 한 디자이너가 같은 브랜드에서 10년을 채우는 경우 자체가 드물어진 지금, 바카렐로가 고른 퇴장 방식 자체가 업계 안팎에서 곱씹을 만한 질문을 던진다. 케링과 생로랑 경영진 모두 바카렐로가 지난 10년간 브랜드의 영향력과 문화적 존재감을 끌어올렸다고 공식적으로 평가했는데, 이런 평가가 퇴임 발표와 한 묶음으로 나온 것도 눈에 띈다. 흔히 퇴임 소식은 건조한 인사 공지로 끝나지만, 이번엔 경영진이 직접 10년의 성과를 짚으며 배웅하는 쪽에 무게를 둔 모양새다.

무엇이 달라졌나

후임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현재 '끌로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셰미나 카마리다. 카마리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를 졸업한 뒤 생로랑에 합류해 2016년부터 2023년까지 바카렐로 아래서 여성복 프레타포르테 디자인 디렉터를 지냈고, 2023년 끌로에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같은 하우스에서 7년을 함께 일한 두 사람이 이번엔 자리를 주고받는 구도라, 완전히 새로운 외부 인사를 앉히는 교체와는 변화의 결이 다르다. 바카렐로가 각지고 날카로운 실루엣과 밤의 감성으로 생로랑을 재정의하고 남성복 라인까지 끌어올렸다면, 카마리는 끌로에에서 70년대풍 보헤미안 로맨티시즘을 복원해 호평받은 디자이너다. 두 사람의 결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카마리가 실제로 부임한다면 생로랑의 정체성이 얼마나,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가 바로 관심사가 된다. 숫자로도 교체 시점이 설명된다. 생로랑은 2025년 매출 26억 유로로 전년 대비 8% 감소했지만 2026년 상반기엔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고 케링이 밝혔다. 케링은 구찌를 제외한 브랜드별 매출을 평소 공개하지 않는데, 생로랑의 반등만 따로 짚었다는 점에서 이 브랜드에 거는 기대를 읽을 수 있다. 바카렐로 체제에서 한때 매출 30억 유로대까지 올라섰던 브랜드가 하락과 반등을 거친 직후라는 점에서, 이번 교체는 성과 부진의 결과가 아니라 다음 성장 곡선을 그리기 위한 선제적 포석으로 읽힌다.

왜 지금인가

이 결정이 놓인 맥락을 보면 '왜 지금'이라는 물음에 답이 보인다. 2025년은 럭셔리 업계 전반이 더딘 수요에 시달린 해였고, 케링 역시 간판 브랜드 구찌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그런 와중에도 생로랑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바로 그 체력이 있었기에 케링은 급한 수습용 교체가 아니라 다음 10년을 설계하는 교체를 택할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케링은 구찌 외에도 보테가 베네타, 발렌시아가, 브리오니, 매퀸과 여러 주얼리 메종을 거느린 복합 그룹인데, 이 포트폴리오 안에서 생로랑이 몇 년째 비교적 꾸준한 축으로 꼽혀온 점도 이번 승계에 여유를 보탰다. 최근 몇 년 럭셔리 업계에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교체 주기가 눈에 띄게 짧아졌다. 취임 2~3년 만에 하우스를 떠나는 사례가 잇따르는 흐름 속에서 바카렐로의 10년 재임은 오히려 예외적인 장기 집권이었다. 그 10년을 스스로 완결된 챕터로 마무리하고 물러난다는 점에서 이번 건은 '교체'보다 '승계'에 가깝다. 시점 선택도 전략적이다. 10주년 기념 쇼를 마친 직후, 즉 한 시즌의 끝과 다음 시즌의 시작이 맞물리는 지점에서 발표함으로써 후임자가 중간에 떠밀려 들어오는 모양이 아니라 새 챕터의 첫 장부터 온전히 맡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브랜드 서사 관리 차원에서도 분명히 의도된 타이밍으로 보인다.

다음에 볼 것

지금부터 지켜볼 지점은 명확하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케링이 예고한 '곧 있을' 후임 발표다. 카마리로 확정될지, 아니면 전혀 다른 이름이 나올지에 따라 생로랑의 다음 방향이 크게 갈린다. 카마리가 맡게 된다면 바카렐로가 강화해온 남성복 라인을 어떻게 이어갈지, 끌로에에서 보여준 로맨틱한 무드를 생로랑의 날카로운 정체성에 어떻게 접목할지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반대로 예상 밖 인물이 발표된다면, 케링이 생로랑을 아예 새로운 축으로 재편하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끌로에 쪽에서도 카마리의 후임 인선이 뒤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있어, 이번 발표 하나가 여러 하우스의 연쇄 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켜볼 대목이다. 바카렐로 개인의 다음 행보 역시 관심사다. 10년을 꽉 채우고 스스로 물러난 디자이너가 곧바로 다른 하우스로 향할지, 당분간 숨을 고를지도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생로랑이 이번 발표를 끝으로 침묵하지 않고 비교적 짧은 간격으로 후임 인선을 공개할 가능성이 큰 만큼, 다음 몇 주 안에 또 한 번 비슷한 무게의 소식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생로랑의 다음 쇼에 누가 설지가 이번 교체가 성공적인 승계였는지를 가장 먼저 보여줄 지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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