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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가 H&M을 제친 진짜 이유

기본으로 돌아간 패션이 세계 2위에 오르다

JD 젤리비 편집국 · 2026.10.10 SHARE · COPY LINK

기본으로 돌아간 패션이 세계 2위에 오르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의 2026년 8월기(2025년 9월~2026년 8월) 연결 결산에서, 매출에 해당하는 매출수익이 전년 대비 16.6% 늘어난 3조9633억엔, 영업이익은 31.7% 증가한 7431억엔, 순이익은 25.3% 증가한 5425억엔으로 집계됐다. 5기 연속으로 과거 최고 실적을 갈아치운 숫자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순위표다. 엔화 기준 매출로 스웨덴 H&M(약 3조6000억엔, 2025년 11월기 결산)을 제치고, 자라를 운영하는 스페인 인디텍스에 이어 세계 아파렐 전문점 매출 2위에 올라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니클로는 일본 내수용 '국민 브랜드'로 묶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유니클로가 패스트패션의 대표 격이던 H&M을 매출로 앞질렀다는 사실은, 단순한 순위 교체가 아니라 옷을 사는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원래 '패스트패션'이라는 말은 유행을 빠르게 베껴 빠르게 회전시키는 생산 방식을 가리키는 쪽에 가까웠다. 그 틀 안에서 정반대 전략, 즉 유행을 덜 타는 기본 의류를 오래 쌓아 올리는 쪽이 유행 회전이 빠른 쪽을 매출로 넘어선 셈이어서 이번 실적은 그 자체로 이례적이다. 지금 전 세계 옷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가 숫자로 처음 확인된 셈이다.

무엇이 달라졌나

성장을 이끈 건 해외 유니클로 사업이다. 매출수익이 전년 대비 26.2% 늘어난 2조4111억엔으로, 전체 매출의 62%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지역별로 보면 성장의 축이 완전히 바뀌었다. 전통적으로 비중이 가장 컸던 그레이터차이나(중국 본토 등)는 11.3% 증가한 7240억엔으로 전 지역 중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한국·동남아시아·인도·호주는 30.7% 증가한 8094억엔, 북미는 34.6% 증가한 3649억엔, 유럽은 38.7% 증가한 5126억엔을 기록했다. 성장률이 가장 높았던 두 지역이 북미와 유럽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오랫동안 아시아에 치우쳐 있던 매출 구조가 이제는 북미·유럽 비중만 합쳐 36%를 차지할 정도로 재편됐다. 그 결과 해외 사업 영업이익은 44.9% 급증한 4481억엔에 달했다. 국내 유니클로 사업도 전년 1조엔을 넘긴 여세를 이어받아 매출 1조848억엔(5.7% 증가), 기존점 매출 5.1% 증가라는 안정적인 성적을 냈다. 울트라스트레치팬츠·UV컷 의류·배럴팬츠처럼 기능성과 유행을 동시에 갖춘 상품이 한 해 내내 꾸준히 팔렸고, 국내 영업이익도 6.6% 늘어난 1966억엔으로 마감했다.

왜 지금인가

이 결과를 10년 단위로 펼쳐 보면 흐름이 더 선명해진다. 패스트리테일링이 미국 갭을 제치고 세계 3위에 올랐던 2016년 8월기 매출은 1조7864억엔이었다. 10년 만에 매출이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이다. 반면 H&M은 10년 전 2099억2100만 스웨덴크로나에서 최근(2025년 11월기) 2282억8500만 스웨덴크로나로, 성장이 거의 멈춘 수준이다. 1위인 인디텍스(자라)의 매출 성장률도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다만 인디텍스는 점포 수가 약 5500개로 패스트리테일링(약 3500개)보다 훨씬 많아, 거꾸로 보면 유니클로 쪽에 유럽·북미 추가 출점의 여력이 더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하나 눈여겨볼 변수는 초고속 온라인 패스트패션 쉬인이다. 상장을 계기로 공개한 2025년 12월기 매출은 약 6.5조엔으로 패스트리테일링을 웃도는 규모였지만, 2026년 1~6월기에는 매출이 1.0% 증가에 그치고 영업이익은 52.9%나 줄며 급격히 꺾였다. 미국과 유럽이 소액 수입품 면세 조치를 없앤 영향이 컸다. 초저가·초회전 온라인 패션이 관세 환경 변화로 흔들리는 사이, 오래 입는 기본 의류를 앞세운 유니클로가 반사이익을 흡수하듯 입지를 넓힌 시점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패스트리테일링 경영진이 꾸준히 '세계 1위 아파렐 기업'을 목표로 내세워 온 맥락과도 맞물린다.

다음에 볼 것

패스트리테일링이 내놓은 이번 기(2027년 8월기) 전망은 매출수익 4조4500억엔(12.3% 증가), 영업이익 8300억엔(11.7% 증가), 순이익 5600억엔(3.2% 증가)이다. 2026년 8월기보다 매출을 약 5000억엔 더 쌓겠다는 계획으로, 두 자릿수 증수 흐름을 한 해 더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다만 1위 인디텍스와의 격차는 아직 크다. 인디텍스 매출은 약 7조엔으로 패스트리테일링의 1.8배 수준이어서, 2위 자리를 지키는 것과 1위를 넘보는 것은 전혀 다른 과제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점포 수에서 아직 여유가 있는 북미·유럽에서 출점 속도를 얼마나 더 끌어올리는지. 둘째, 급브레이크가 걸린 쉬인이 면세 정책 변화를 어떻게 돌파하며 반등을 노릴지, 혹은 이대로 점유율을 더 내줄지. 셋째, 성장률이 가장 낮았던 그레이터차이나 시장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지다. 유니클로의 2위 등극은 한 기업의 실적 발표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 '빠르게 사고 버리는 옷'에서 '오래 입는 기본 옷'으로 소비 축이 옮겨가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당분간 계속 인용될 가능성이 크다.

#H&M#UNIQLO#SPA#ZARA#WWDJAPAN#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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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돌아간 패션이 세계 2위에 오르다

젤리비 편집국·2026.10.10·5 MIN

기본으로 돌아간 패션이 세계 2위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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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달라졌나 왜 지금인가 다음에 볼 것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의 2026년 8월기(2025년 9월~2026년 8월) 연결 결산에서, 매출에 해당하는 매출수익이 전년 대비 16.6% 늘어난 3조9633억엔, 영업이익은 31.7% 증가한 7431억엔, 순이익은 25.3% 증가한 5425억엔으로 집계됐다. 5기 연속으로 과거 최고 실적을 갈아치운 숫자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순위표다. 엔화 기준 매출로 스웨덴 H&M(약 3조6000억엔, 2025년 11월기 결산)을 제치고, 자라를 운영하는 스페인 인디텍스에 이어 세계 아파렐 전문점 매출 2위에 올라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니클로는 일본 내수용 '국민 브랜드'로 묶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유니클로가 패스트패션의 대표 격이던 H&M을 매출로 앞질렀다는 사실은, 단순한 순위 교체가 아니라 옷을 사는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원래 '패스트패션'이라는 말은 유행을 빠르게 베껴 빠르게 회전시키는 생산 방식을 가리키는 쪽에 가까웠다. 그 틀 안에서 정반대 전략, 즉 유행을 덜 타는 기본 의류를 오래 쌓아 올리는 쪽이 유행 회전이 빠른 쪽을 매출로 넘어선 셈이어서 이번 실적은 그 자체로 이례적이다. 지금 전 세계 옷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가 숫자로 처음 확인된 셈이다.

무엇이 달라졌나

성장을 이끈 건 해외 유니클로 사업이다. 매출수익이 전년 대비 26.2% 늘어난 2조4111억엔으로, 전체 매출의 62%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지역별로 보면 성장의 축이 완전히 바뀌었다. 전통적으로 비중이 가장 컸던 그레이터차이나(중국 본토 등)는 11.3% 증가한 7240억엔으로 전 지역 중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한국·동남아시아·인도·호주는 30.7% 증가한 8094억엔, 북미는 34.6% 증가한 3649억엔, 유럽은 38.7% 증가한 5126억엔을 기록했다. 성장률이 가장 높았던 두 지역이 북미와 유럽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오랫동안 아시아에 치우쳐 있던 매출 구조가 이제는 북미·유럽 비중만 합쳐 36%를 차지할 정도로 재편됐다. 그 결과 해외 사업 영업이익은 44.9% 급증한 4481억엔에 달했다. 국내 유니클로 사업도 전년 1조엔을 넘긴 여세를 이어받아 매출 1조848억엔(5.7% 증가), 기존점 매출 5.1% 증가라는 안정적인 성적을 냈다. 울트라스트레치팬츠·UV컷 의류·배럴팬츠처럼 기능성과 유행을 동시에 갖춘 상품이 한 해 내내 꾸준히 팔렸고, 국내 영업이익도 6.6% 늘어난 1966억엔으로 마감했다.

왜 지금인가

이 결과를 10년 단위로 펼쳐 보면 흐름이 더 선명해진다. 패스트리테일링이 미국 갭을 제치고 세계 3위에 올랐던 2016년 8월기 매출은 1조7864억엔이었다. 10년 만에 매출이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이다. 반면 H&M은 10년 전 2099억2100만 스웨덴크로나에서 최근(2025년 11월기) 2282억8500만 스웨덴크로나로, 성장이 거의 멈춘 수준이다. 1위인 인디텍스(자라)의 매출 성장률도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다만 인디텍스는 점포 수가 약 5500개로 패스트리테일링(약 3500개)보다 훨씬 많아, 거꾸로 보면 유니클로 쪽에 유럽·북미 추가 출점의 여력이 더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하나 눈여겨볼 변수는 초고속 온라인 패스트패션 쉬인이다. 상장을 계기로 공개한 2025년 12월기 매출은 약 6.5조엔으로 패스트리테일링을 웃도는 규모였지만, 2026년 1~6월기에는 매출이 1.0% 증가에 그치고 영업이익은 52.9%나 줄며 급격히 꺾였다. 미국과 유럽이 소액 수입품 면세 조치를 없앤 영향이 컸다. 초저가·초회전 온라인 패션이 관세 환경 변화로 흔들리는 사이, 오래 입는 기본 의류를 앞세운 유니클로가 반사이익을 흡수하듯 입지를 넓힌 시점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패스트리테일링 경영진이 꾸준히 '세계 1위 아파렐 기업'을 목표로 내세워 온 맥락과도 맞물린다.

다음에 볼 것

패스트리테일링이 내놓은 이번 기(2027년 8월기) 전망은 매출수익 4조4500억엔(12.3% 증가), 영업이익 8300억엔(11.7% 증가), 순이익 5600억엔(3.2% 증가)이다. 2026년 8월기보다 매출을 약 5000억엔 더 쌓겠다는 계획으로, 두 자릿수 증수 흐름을 한 해 더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다만 1위 인디텍스와의 격차는 아직 크다. 인디텍스 매출은 약 7조엔으로 패스트리테일링의 1.8배 수준이어서, 2위 자리를 지키는 것과 1위를 넘보는 것은 전혀 다른 과제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점포 수에서 아직 여유가 있는 북미·유럽에서 출점 속도를 얼마나 더 끌어올리는지. 둘째, 급브레이크가 걸린 쉬인이 면세 정책 변화를 어떻게 돌파하며 반등을 노릴지, 혹은 이대로 점유율을 더 내줄지. 셋째, 성장률이 가장 낮았던 그레이터차이나 시장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지다. 유니클로의 2위 등극은 한 기업의 실적 발표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 '빠르게 사고 버리는 옷'에서 '오래 입는 기본 옷'으로 소비 축이 옮겨가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당분간 계속 인용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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